SK텔레콤의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배우가 무대 위에 올라가 있다. /변지희 기자
12일 오전 경기 판교에 있는 SK텔레콤의 ‘팀(TEAM) 스튜디오’. 곡면의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월이 세워져 있는 무대에 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선 3차원(3D) 영상이 펼쳐졌다. LED 월뿐만 아니라 무대 바닥 면에도 풀밭이 펼쳐졌다. 이 무대에 한 명의 배우가 올라왔다. 무대 앞에 설치된 지미집(크레인 카메라)이 촬영을 시작하자, 무대 양옆에 설치된 TV에는 지미집이 촬영하고 있는 화면이 비쳤다.
지미집이 앞뒤로 움직일 때마다 TV에 비친 숲속 화면이 멀어졌다가 다시 가까워졌다. 촬영된 화면에서는 무대 바닥에 비친 풀밭이 뒷면의 LED월과 연결된 것처럼 보여, 마치 숲이 끝없이 펼쳐진 것처럼 연출됐다. 배우가 바닥 면에 흰색 실선이 얽힌 곳에 앉자 화면에는 마치 이 배우가 14면체의 주령구 안에 갇힌 것처럼 담겼다. 하늘에 뜬 달의 크기가 바뀌고 밤과 낮이 바뀌는 모습, 비가 내렸다가 맑아지는 모습도 실감 나게 화면에 담겼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실시간 렌더링 기술과 카메라 위치 추적 기술을 활용해 카메라와 무대 배경이 동일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구현한 것이다”라며 “국내 최고 기술을 가진 기업과 협력하는 것은 물론 SK텔레콤의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기술, 클라우드 등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역량을 공유해 스튜디오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SKT “국내외 기업과 컨소시엄 더욱 확대”
SK텔레콤이 공개한 팀 스튜디오는 지난 6월 세워졌다. 3050㎡(약 930평) 규모에 U자 형태의 ‘볼륨 스테이지(길이 21m x 높이5m, LED플로어)’와 ‘XR스테이지(길이 5m x 높이3m, LED 플로어)’ 등 2개의 ‘LED 월 스테이지’를 갖춰 제작 콘텐츠 특성과 규모에 따라 최적화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SKT는 지난 6월 팀 스튜디오를 개관하며 앞으로 버추얼 프로덕션 업체들과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은 엑스온 스튜디오, 미디어엘, 두리번 등과 컨소시엄을 구축했다고 이날 밝혔다. 엑스온스튜디오는 국내 최초 버추얼 프로덕션 전문 기업으로 LED 월 스튜디오 운영 솔루션과 기술 노하우를 팀 스튜디오에 제공한다. 미디어엘은 8K 초고화질 영상 제작 기술을 통한 다양한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기반으로 팀 스튜디오의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를 담당하고, 동시에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역할을 수행한다. 두리번은 자체 개발한 아이튜버(I-TUBER) 솔루션을 활용해 실감 미디어 기반의 웨비나, 콘퍼런스 등 고객 맞춤형 가상 프로젝트를 전담한다.
이날 SK텔레콤을 비롯한 팀 스튜디오 컨소시엄은 국내외 기업과 협력을 확대해 모두 연결된 버추얼 스튜디오를 만들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김혁 SK텔레콤 미디어지원담당(부사장)은 “엑스온 스튜디오가 보유한 LED 월과 팀 스튜디오를 시간 차이가 나지 않게 연결하는 통신기술을 구축해 촬영장소가 달라도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라며 “일본, 중국 등 다른 국가에도 이런 스튜디오가 생기게 만들면 같은 배경 위에서 해외 스타와 한국 스타가 한 작품에 출연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경면 미디어엘 대표는 “최근 독일의 한 의류 회사가 한국의 모델을 섭외해서 의류 브랜드 화보 촬영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그들은 특정한 독일 명소에서 촬영을 하고 싶어했다”며 “독일 의류회사에 8K 영상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고 LED 월을 사용해서 화보촬영을 대신해주겠다고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SKT의 5G 기술이 접목되면 앞으로는 이런 과정을 라이브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 “연내 예능 프로그램 확보 목표”
버추얼 스튜디오는 일반 스튜디오에 비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배경이다. 기존에는 세트 제작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들었다. 특히 야외촬영은 원하는 환경 그대로 이어서 찍기가 쉽지 않은데, 버추얼 스튜디오에서는 이런 단점이 보완된다. 두 번째는 낮과 밤 등 빛을 통제할 수 있어서 원하는 장면을 기다리기 위해 며칠을 허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반사광 조절, 배우 몰입도가 높아지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팀 스튜디오는 앞으로 드라마나 영화, 예능과 같은 사전 제작 콘텐츠 외에도 셀럽 팬미팅이나 쇼케이스, 기업 콘퍼런스·웨비나 등 실시간 기반 라이브 콘텐츠 송출 등 제작 콘텐츠의 다양성을 넓혀갈 계획이다.
또 SK텔레콤 혼합현실 전문 제작소인 ‘점프스튜디오’와는 볼류메트릭(Volumetric) 기술과 LED 월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기술 검토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정부 및 지자체와 LED 월의 배경 리소스 공동 제작 방안 논의 등 대내외 협력도 활발히 추진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6월 팀 스튜디오를 오픈한 후 여러 테스트를 하다가 본격화된 것은 7~8월 이후부터였다”며 “최근에는 주당 2개의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예능 프로그램 등을 확보해 주당 3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변지희 기자
SK텔레콤의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배우가 무대 위에 올라가 있다. /변지희 기자
12일 오전 경기 판교에 있는 SK텔레콤의 ‘팀(TEAM) 스튜디오’. 곡면의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월이 세워져 있는 무대에 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선 3차원(3D) 영상이 펼쳐졌다. LED 월뿐만 아니라 무대 바닥 면에도 풀밭이 펼쳐졌다. 이 무대에 한 명의 배우가 올라왔다. 무대 앞에 설치된 지미집(크레인 카메라)이 촬영을 시작하자, 무대 양옆에 설치된 TV에는 지미집이 촬영하고 있는 화면이 비쳤다.
지미집이 앞뒤로 움직일 때마다 TV에 비친 숲속 화면이 멀어졌다가 다시 가까워졌다. 촬영된 화면에서는 무대 바닥에 비친 풀밭이 뒷면의 LED월과 연결된 것처럼 보여, 마치 숲이 끝없이 펼쳐진 것처럼 연출됐다. 배우가 바닥 면에 흰색 실선이 얽힌 곳에 앉자 화면에는 마치 이 배우가 14면체의 주령구 안에 갇힌 것처럼 담겼다. 하늘에 뜬 달의 크기가 바뀌고 밤과 낮이 바뀌는 모습, 비가 내렸다가 맑아지는 모습도 실감 나게 화면에 담겼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실시간 렌더링 기술과 카메라 위치 추적 기술을 활용해 카메라와 무대 배경이 동일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구현한 것이다”라며 “국내 최고 기술을 가진 기업과 협력하는 것은 물론 SK텔레콤의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기술, 클라우드 등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역량을 공유해 스튜디오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SKT “국내외 기업과 컨소시엄 더욱 확대”
SK텔레콤이 공개한 팀 스튜디오는 지난 6월 세워졌다. 3050㎡(약 930평) 규모에 U자 형태의 ‘볼륨 스테이지(길이 21m x 높이5m, LED플로어)’와 ‘XR스테이지(길이 5m x 높이3m, LED 플로어)’ 등 2개의 ‘LED 월 스테이지’를 갖춰 제작 콘텐츠 특성과 규모에 따라 최적화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SKT는 지난 6월 팀 스튜디오를 개관하며 앞으로 버추얼 프로덕션 업체들과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은 엑스온 스튜디오, 미디어엘, 두리번 등과 컨소시엄을 구축했다고 이날 밝혔다. 엑스온스튜디오는 국내 최초 버추얼 프로덕션 전문 기업으로 LED 월 스튜디오 운영 솔루션과 기술 노하우를 팀 스튜디오에 제공한다. 미디어엘은 8K 초고화질 영상 제작 기술을 통한 다양한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기반으로 팀 스튜디오의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를 담당하고, 동시에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역할을 수행한다. 두리번은 자체 개발한 아이튜버(I-TUBER) 솔루션을 활용해 실감 미디어 기반의 웨비나, 콘퍼런스 등 고객 맞춤형 가상 프로젝트를 전담한다.
이날 SK텔레콤을 비롯한 팀 스튜디오 컨소시엄은 국내외 기업과 협력을 확대해 모두 연결된 버추얼 스튜디오를 만들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김혁 SK텔레콤 미디어지원담당(부사장)은 “엑스온 스튜디오가 보유한 LED 월과 팀 스튜디오를 시간 차이가 나지 않게 연결하는 통신기술을 구축해 촬영장소가 달라도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라며 “일본, 중국 등 다른 국가에도 이런 스튜디오가 생기게 만들면 같은 배경 위에서 해외 스타와 한국 스타가 한 작품에 출연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경면 미디어엘 대표는 “최근 독일의 한 의류 회사가 한국의 모델을 섭외해서 의류 브랜드 화보 촬영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그들은 특정한 독일 명소에서 촬영을 하고 싶어했다”며 “독일 의류회사에 8K 영상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고 LED 월을 사용해서 화보촬영을 대신해주겠다고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SKT의 5G 기술이 접목되면 앞으로는 이런 과정을 라이브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 “연내 예능 프로그램 확보 목표”
버추얼 스튜디오는 일반 스튜디오에 비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배경이다. 기존에는 세트 제작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들었다. 특히 야외촬영은 원하는 환경 그대로 이어서 찍기가 쉽지 않은데, 버추얼 스튜디오에서는 이런 단점이 보완된다. 두 번째는 낮과 밤 등 빛을 통제할 수 있어서 원하는 장면을 기다리기 위해 며칠을 허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반사광 조절, 배우 몰입도가 높아지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팀 스튜디오는 앞으로 드라마나 영화, 예능과 같은 사전 제작 콘텐츠 외에도 셀럽 팬미팅이나 쇼케이스, 기업 콘퍼런스·웨비나 등 실시간 기반 라이브 콘텐츠 송출 등 제작 콘텐츠의 다양성을 넓혀갈 계획이다.
또 SK텔레콤 혼합현실 전문 제작소인 ‘점프스튜디오’와는 볼류메트릭(Volumetric) 기술과 LED 월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기술 검토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정부 및 지자체와 LED 월의 배경 리소스 공동 제작 방안 논의 등 대내외 협력도 활발히 추진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6월 팀 스튜디오를 오픈한 후 여러 테스트를 하다가 본격화된 것은 7~8월 이후부터였다”며 “최근에는 주당 2개의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예능 프로그램 등을 확보해 주당 3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변지희 기자